한국명작선(168) 일설춘향전(3) / 수절(1) – 작자미상일설춘향전수절구관사토 자제 이랑자가 서울에 오른 후 춘향이 목을 베는다는 소문이 나자 남원부 원내에 있는 관속, 건달, 한량을 불문하고 오입 정도도 한다는 작자들은 모두 춘향에게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럼에도 사또자기의 이랑자라는 이름 때문에 한동안은 감히 건드릴 생각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몽룡이 서울로 간 지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면서 구광사또도 두려움이 점점 사라지면서 이들 패거리도 움직이기 시작한다.야, 내 춘향이 놀릴까라고 한 작자가 단언하면 말도 안 돼. 그가 젖을 먹을 때부터 매운맛이 후추알이라고 한 작자가 고개를 흔들었고, 다른 작자는 넌 말도 안 돼. 춘향이 놀릴 놈은 이 세상에 나밖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단언하면 또 다른 작자는 “남자로 돼 춘향이가 한번 안아주지 못하면 공연히 엄마 배만 아프게 한 마음인가?”라고 충동을 느낀다.이 형태로 술집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도박장에서 이야깃거리가 되고 공사가 없을 때 삼문간과 장방까지 이야깃거리가 되니, 심지어 어염집 도부살까지, “나도 한번 춘향이를 얼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놓게 된다.’어떤 잡종은 운명이 좋아서 춘향 아가씨한테 살지 않아, 애희야’라는 노래까지 할 수 있게 됐다.이렇게 되면 첫날밤이 되면 춘향네 집 담장 모퉁이에서 대문 앞에 담뱃대를 버티고 공공연히 왔다갔다 하면서 잔기침을 하는 자가 하나둘 나오게 되어 춘향이 집안의 푸른 잎을 군더더기 없이 짖게 한다. 그러다가 혹시 아는 사람끼리 맞으면 어, 넌 어디 가니?응, 나 저기 누가 보러 갈게. 너는 어디로 가니?” “나를 말하는구나. 나도 저기 누구 만나러 갈게라며 서로 어색하고 가장 바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빨리 걸어간다.이런 짓을 얼마나 한다면 그 중에서 가장 용기 있는 자가 호기심 왕성하게, “이리 와!” 문을 열어라!” 내 첩의 집에서도 찾도록 꾸짖고, 만약 상단이나 월응이 마지못해 문을 열어주면, “춘향아가씨 무사한가?”하고 얼른 친구 집으로 나온 조조, 그리고 주저 없이 춘향의 방 앞으로 가서 내 방을 열듯이 문을 활짝 열고 젖혀 기생집에서 하는 조로, “태평하십니까?” 하고 턱을 들어 누워 있는 춘향이를 깨워 놓고는 담배를 먹고 마음대로 놀고도 좋다. 주인집 아이가 기생첩을 대여섯 개 못하면 행세할 수 없는 법이니, 그래, 어느 천년에 너를 찾을 수 있겠느냐. 나랑 살자고 직설적으로 우긴다.이러한 축이 하나씩 늘어나자 춘향의 집 문 앞에 거의 사람이 끊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월매는 비록 한 점 흑심이 있어 이렇게 찾아오는 장자 중 다행히 큰 고기라도 하나 걸리면 첫째 춘향의 상사병도 나을 것이고, 둘째 몽룡에게 헛수고한 것도 보충하고자 처음에는 딱딱하기도 했으나 점차 아양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춘향은 이 작자들이 찾아오는 게 억울하고 소란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사토(佐藤)의 아들이 없으니 어디 등을 대는 데가 있을까.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발로 차이고, 괴롭히니 부끄러움이 많고, 방에 들어온 뒤 홀대하면 금세 부끄러움도 염치와 원한을 품고 무엇을 할지 몰라 마치 물귀신으로 단련된 사람처럼 춘향의 얼굴에는 날마다 병꽃만 노랗게 핀다.이 해 양반이 서방했다고 건방지게.주릴할년 같아서.춘향이가 조금만 정신을 차리면 갑자기 이런 욕이 나온다.이 해 양반 서쪽에서 양반이 된다면 팔도잡년에 양반 아닌 사람은 없을 것이고 양반집 종년들, 행랑의 것들은 모두 양반이 되었을 것이다. 징그러운 나이니까.이런 욕이 나오고 또 만약 같이 살자거나 하룻밤 같이 자자는 작자에게 춘향이 몽룡을 위해 목을 베겠다는 뜻을 말하면 건방진 나이다! 몇 마디 요절은 어떤가. 기생년이란 게 동각이 나룻배와 같아서 양반이나 장사꾼이나 뱃사람만 주면 태울 것이고, 하나의 뱃짐을 싣고 와서는 또 다른 사람을 태울 것이고 기생년이 몇 마디가 뭐냐며 대드는 놈까지 있다.그 중에는 “제발 덕분에 나를 사랑해 주십시오.” 하고 매일 밤 석고대죄정 아랫배가 되는 사람도 있고, 나는 벼 수천 석을 짓고 어딘가 좋은 정자가 있어 이 첩들도 내보낼 때 상상답으로 수백 석기를 잡아 주었으니 내게 오라고 중매인을 보내다가 노인도 있고 글씨도 잘 써서 글과 풍류로 춘향이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선비도 있으며, “네가 만약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모월이 모일 것이다.”라고 위협한다. 나를 불쌍히 여겨 한 번만 나를 만나도록 허락하라.’고 병의 핑계로 애원하는 자도 있고, 아니면 사람을 보내거나 월매를 꾀어내거나 무당 사주장이 같은 것을 보내고, ‘춘향아가씨는 인물도 잘 나오고 인복도 없겠지만 팔자주름이 세어서 꼭 두 번 팔자주름을 고쳐야 하는구나.’ 하고 손금이 춘향의 손금을 보면 월매가 옆에 있어 감탄하여’ 그렇게 팔자를 고치면 복록이 있습니까?「아, 그럼. 잘 봅시다」라고 곡조를 맞추어 「곤명은 성이고, 오호…18세는 가고, 아아…팔자 장문에 복록금과 자손금은 좋지만, 아아…내외금이니까…」라고 다시 평사 말조에 「아무래도 두 번째에는 김씨 일족에 들어간다. 본처에 가면 다시 헤어질 수 있으므로 어떻게든 방에 가야 한다.’는 또 노래조로, ‘팔자는 장문에 그렇게 에헤삼신제 석칠성님이 점지하신 것을 어찌하겠는가. 김씨 일가의 방에 가면 아들 3형제의 딸 3형제 애해가즈란과 낳고 오호복록이 무한하다며 다시 보통사말조로 재미가 속임수 같다.이 꼴로까지 유혹된다.그러나 춘향의 마음은 움직일 리 없다. 다만 날이 갈수록 몸을 움츠리고 마음이 상할 뿐이다.어렵다, 어렵다, 거절하기 어렵다. 상년이 목을 베기는 더 어렵지만 기생이 목을 베는 것은 죽는 것보다 어려운가. 양반이 되지 않고서는 절조차 못한다!” 춘향은 혼자 탄식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서울 몽룡에서 방자편으로 편지 한 장이 온 뒤 1년 넘게 소식이 끊겼다는 점이다. “오늘도 내일도”라고 까치를 막아도, 개만 짖어도 서울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을 뿐 편지는 오지 않고 건달들만 모여들었다.나를 잊고 간 너를 나는 어이가 없어 쥬쥬야야야에서 상사의 눈물만 흘리며 잠들면 꿈이 되어 네 곁을 따르니? 차라리 널 그리는 상사몽이 귀뚜라미의 영혼이 되어 긴 밤 네 방에 들어와 있다가 날 잊고 깊어도 깨어나 볼까. 혹시 아쉽게도 한장 주면 안될까? 죽었냐, 잊었느냐. 죽으면 영혼이라도 오려고 해도 아마 날 잊었을 거야. 왜 그렇게 허술한 것일까. 청춘의 아름다운 입양아를 생각하면 피투성이가 됐으니 당신이 설령 대과급제해 나를 찾아온다고 해도 나는 그때까지 살아 있을까. 내 무덤이라도 보러 올 수 있을까? 언제 올까? 나를 이미 잊은 당신을 나만 헛되이 여기고 알뜰족도 고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도 차라리 잊어버릴까, 잊어버릴까. 야, 잊어버려, 잊을 수 없어! 당신은 잊으라고 하세요. 나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울면서 한탄할 뿐이다. 이 부사가 오른 뒤 김 부사라는 사람이 남원에 좌정하여 1년간 지내 나주 목사로 이배하였고, 새로 태어난 남원 부사가 남촌에 사는 변학도라는 양반이다. 얼굴이 반반 나 있어서 그런지 소년 시절부터 색깔을 좋아했고, 종년에 행랑물건이라도 들어가는 대로 다 손을 댔고, 남의 기혼자 몇 마디 과부까지도 들여다보고 망신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해 친척과 동류 사이에 좋게 말하면 오입장이 나쁘게 말하면 망나니라는 이름을 들어 왔다. 글이란 편지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하지만 양반이라는 지체가 좋고 조상의 골덕과 외처가 맺어진 덕에 남행초사로 시작하여 이골저골 작은 산읍에서 현령군수를 돌아다니며 여자나 돈 때문에 민요도 여러 번 체험하고 의례라면 장말방을 잡는 자라야 옳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역시 양반 덕분에 오히려 승차하여 상전에 말망락점이긴 하나 천만 의외로 남원부사 한 자리를 얻으니 변학도의가 양양한 모습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전라도 남원이 색향이라는 말과 남원에 명기춘향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일부가 삼추 같고 좌불안하여 날마다 신연 하인이 오기를 기다린다.”도대체 남원이 몇 명이나 된 지 4, 5일이 지나도록 신연자의 기척이 없는가?”라며 무척 불편했던 곳에 잔뜩 졸랐다가 13일 만에 남원부신련 관계자들이 올라와 수청을 불러 거래하고 현신하러 들어온다. 신연 백합 이방 후방 예방 병방 형방 공방 아전이며 통인급창사령 군로 수많은 관속이 차례로 나와 신연 이방현신 말씀드린다.신연합통 현신, 아레오.신연수배 현신을 전해주세요.”신연급창도사령도 군노도방자현신 말씀드린다”고 현신하자 변 부사의 눈도 못 보고 앉아 소리를 지르며 “저놈들은 모두 쫓아내라. 고귀한 놈들. 남원이 몇 리니 이제 와서 대령이 되겠다는 말인가. 한서에서 주리에서 죽을 놈들을 급히 쫓아내라는 호령이 추상 같다. 구령이 내리면 어느 영이라고 거역할까? 마침 뒤가 세 자루나 한 줌씩이나 하던 권건대가 벌떼처럼 우연히 이방 이하로 쫓아내고, 일곱 살 문밖에만 내던지는 것이 아니라 호기와 달리러 나가 넋을 내어 남산골 사거리까지 쫓아내고, 그 섬에 장악원 앞까지 달려와 한숨을 쉬고 구리개 병문안까지 내쫓고 돌아오니 변 부사가 골짜기 김에 모두 쫓아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형체도 아니고 가장 그곳 소식을 들을 곳이 없어 걱정이다. 천지기를 불러 여보세요 남원 하인이 하나도 없느냐. 가보시오.” 이때 마침 방자 한 명이 발병해 뒤늦게 내쫓는 바람에 참배를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