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씨유(영화/스릴러) [넷플릭스에서 뭘 볼까]

걸 온 더 트레인 훔쳐보는 여자 같은 스릴러 소설에 빠져 있을 때 아이 씨 유를 야심차게 원서로 샀지만 읽지 않았다. 이후 이 소설이 국내에 나는 너를 본다로 들어온 것을 알았지만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손을 쓰지 못하다가 결국 넷플릭스에서 아이시 유를 만나고 말았다는 얘기.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 영화는 책 나는 너를 본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번에도 원하던 아이시 유를 보는 것은 실패했지만 대신 꽤 괜찮은 스릴러 영화를 손에 넣었다. 서로가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벌어지는 스릴러를 느끼고 싶다면 영화 I Ciu는 어떨까.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아니니까 생각날 때 봐두자.

‘아이시 유’는 위기의 가정이 뜻밖의 침입자와 마주하는 스릴러 영화다. 으리으리한 집에서 카운슬러로 일하는 아내와 경찰 남편, 그리고 큰 사고 없이 게임만 즐기는 방안까지. 겉모습은 완벽한 가족이지만 실은 아내 재키의 불륜으로 가정은 파탄날 위기에 처해 있다.

제목 아이시유는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 침입자들이 재키의 가족을 몰래 지켜봤다는 뜻도 되고 매일 마주하지만 서로의 비밀을 몰랐던 가족을 반어적으로 나타내는 의미도 된다. 또 목격자가 범인을 봤다는 뜻일 수도 있다. 제목 아래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된 이야기가 하나의 결말에 집중된다.

?여기서부터는 「아이시·유」의 줄거리와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는, 조용하던 마을에서 한 아이가 행방불명이 된다. 경찰관 그렉은 수사 도중 초록색 맥가이버 나이프를 발견하고 과거에 일어났던 연쇄실종 사건임을 추측한다. 한편 그렉의 아내 재키는 동창 토드와 불륜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나 가족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아들 코너는 엄마의 배신에 떨며 혐오한다. 재키는 가정을 어떻게든 지키려 하지만 가족은 냉담하고 집안에서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손도 안 댄 TV가 저절로 켜지자 창문을 고치러 온 수리공은 있을 리 없는 딸을 칭찬한다. 집에서 식기류가 다 떨어져 세탁기 안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그렉은 누군가에 의해 옷장에 갇히기도 한다.

불길하고 찜찜한 일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키의 불륜 상대인 토드가 찾아온다. 토드를 돌려주려고 옥신각신하다가 2층에서 컵이 날아와 토드의 머리를 때린다. 재키는 하는 수 없이 토드를 지하실에 숨겨 상처를 치료하고, 잠시 토드를 내려놓은 채 코너를 학교로 데려다 준다. 재키가 떠난 사이트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고, 시신을 발견한 재키는 그렉에게 도움을 청해 토드의 시신을 묻는다. 그리고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혼자 게임을 하던 코너는 플로깅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누군가가 코너 뒤로 다가간다.

토드를 파묻고 돌아온 뒤 그렉은 재키의 비명에 위층으로 달려가 욕조에 묶인 채 쓰러져 있는 코너를 발견한다. 재키는 급히 그 코너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그렉은 침입자와 싸운다.

그리고 상황이 갑자기 파운드프 테이지가 돼서 모든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 재키의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몰래 침입한 민디와 알렉은 자신들이 집주인 몰래 남의 집에 거주하는 플로깅을 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밝힌다. 민디는 자기 집 주인에게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말한다. 알렉은 가족들을 놀려주기를 좋아한다.그 동안 집안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은 모두 알렉의 소행이었던 것이다. 결국 너무 격렬한 알렉을 막으려던 민디가 몸싸움 끝에 계단에서 떠밀려 기절하고 알렉은 서둘러 민디를 그렉의 차 안에 숨긴다.

잠에서 깬 민디는 차 안 가방에서 소년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의 증거인 녹색칼을 발견한다. 차에서 내린 민디는 숲으로 들어가 납치된 아이들을 찾아내지만 아이들을 구하기도 전에 나타난 그렉에 의해 납치된다. 그렉은 소년을 납치해 살해한 범인이었고, 지하실에서 토드를 발견해 죽인 것도 그렉이었던 것이다. 그렉은 민디를 살해하고 알렉 역시 죽인 뒤 연쇄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려 한다. 알렉의 총에 그렉은 쓰러지고 그렉의 파트너가 도착해 알렉을 제압하지만 곧 알렉이 과거 연쇄살인범의 생존자임을 알아차린다. 집으로 돌아온 재키는 집 앞에 늘어선 구경꾼들에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납치된 아이들은 무사히 구조된다.

<I삼유>는 실종사건에서 시작되는데 수사하는 모습보다는 가정불화를 더 집중적으로 보여 갑자기 침입자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되는 동안 도대체 이게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러 갈래로 나눠 전개한 이야기가 결국에는 하나의 결말로 잘 정리되기 때문에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영화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인물에 대한 감상도 달라진다. 경찰이자 아내의 불륜으로 상처를 입은 남편이라고 생각한 토드는 사실 잔혹한 살인범이고 가족을 괴롭히는 악당이라고 생각한 알렉은 범죄의 피해자로서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수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처럼 인물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인물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도록 배치하면서 영화는 제목과 반대되는 질문을 한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제대로 보고 있는게 옳을까? 눈을 뗄 수 없는 미스터리로 가득 찬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다면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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