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시대가 열린다? 우주관측도 이제는

3D 은하 지도를 만드는 가이아 노조미 원경

3D 영화, 3D 프린터 등 전 세계에 불고 있는 3D 열풍이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 3D형의 은하계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서 개발된 은하 관찰 위성 「가이아」 ↗ ESA

과학기술 전문 온라인매체 phys.org는 최근 유럽우주기구(ESA)가 3D형 은하계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개발한 은하관찰위성 가이아가 최근 남아메리카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보도했다.phys.org은 가이아 위성에 탑재된 망원경이 3D 촬영이 가능한 천체 망원경이라며 광활한 은하의 생생한 모습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은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푸는 실마리를 가이아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D 측정이 가능한 천체 망원경

앞으로 5년간 지구 궤도를 돌면서 활약할 가이아는 발사 무게만 2t에 달하는 대형 위성으로 크기 폭 4.6m, 높이 2.3m의 자동차 크기만큼의 원반 모양을 갖추고 있다.가이아는 인근에는 지구 근처의 250만 개의 별에서 시작되며 멀리 지구 은하에 있는 별의 약 1%인 10억 개의 별을 측정할 예정이다. 이 중 천만개 정도의 별은 3D로 측정이 가능하며, 별의 위치뿐만 아니라 지구로부터의 거리도 1% 오차 이내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특히 우주공간 최초로 천체관측에 성공한 NASA의 허블(Hubble) 망원경이 16메가픽셀 해상도를 갖고 있는 데 비해 가이아는 1천메가픽셀의 초고해상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허블망원경이 21년간 수행해야 하는 작업을 단 5년 만에, 그것도 2배나 더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가이아에는 1,000메가픽셀의 초고해상도 망원경이 탑재되어 있다 ⑨ ESA

이 같은 해상도는 지구상에서 달에 있는 동전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또 수많은 별의 밝기와 고유한 운동, 그리고 스펙트럼 등을 포함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기 때문에 수집되는 데이터량은 엄청난 수준이 될 것으로 ESA 측은 예상했다.2006년 개발이 승인된 이후 현재까지 소요된 비용만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가이아는 ESA 역사상 가장 높고 복잡한 천체망원경으로 꼽힌다.가이아 개발을 주도한 ESA의 가이아 담당관 알베르토 히메레즈 박사(Alber to Jimerez)는 “가이아 위성에 탑재된 천체망원경으로 15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 관측이 가능하다”며 “그래서 가이아는 모든 천문학자에게 꿈의 기기로 불린다”고 밝혔다.이어 “가이아를 통해 태양계 밖에 있는 5000개 이상의 새로운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3D 촬영이 가능해 과거 2차원적 우주사진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별의 나이와 크기, 그리고 움직임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하 생성의 비밀을 밝히는 3D 지도

지난해 천문학자들은 은하계 중심부에 존재하는 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3D형 지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기존의 평면형 지도보다 은하계를 더 명확하게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파악했다.이전 지도에서는 은하 중심부의 불룩한 곳에서 만들어진 별이 바나나와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지만 3D 지도에서는 이들 별이 8각형 궤도를 통해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가이아가 보내주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은하의 비밀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 ESA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 로체스터대 천문학자 앨리스 퀴렌 교수는 이 같은 3D 지도가 천문학자들에게 우리 은하의 구성 성분과 생성, 그리고 진화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키렌 교수는 “은하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3D 지도를 통한 시뮬레이션은 우리에게 다양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이어 퀴렌 교수는 “가이아가 보내주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은하가 오늘날 왜 이런 식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며 “가이아의 데이터가 나와 동료들에게 우리의 3D 지도 모델을 한 걸음 전진하게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암흑물질도 밝혀줄 수 있어

별의 위치를 3D로 표시하는 것은 더 많은 측정을 필요로 하지만 지구에서 별을 관측하면 대기 교란 때문에 우주의 성간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인 퍼섹(parsec)으로 산출하면 수백 광년 거리에 불과한 100퍼섹 정도밖에 측정할 수 없다.반면 대기권 밖에서 지구 궤도를 회전하는 가이아는 이런 교란 현상이 거의 없어 1만 퍼섹까지 관측할 수 있다. 따라서 가이아는 별에서 나오는 스펙트럼을 관찰해 지구에서 별이 멀어지는지 아니면 가까워지는지 알 수 있고, 그 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전파망원경도 대기 교란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3D 은하지도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는 있지만 강력한 전자파를 내는 별만 관측할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다양한 별을 관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현재 ESA는 가이아를 통해 수백만 개의 쌍성(binary star)과 수만 개의 갈색 왜성(brown dwarf), 그리고 1000개 이상의 목성과 같은 크기의 행성을 새로 발견한다는 계획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한편 일부 천문학자들은 가이아가 별의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면 우주에 가득 찬 암흑물질(dark matter)의 분포까지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지 않고 중력에 작용해 별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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