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모든 음악은 낮보다 새벽에 듣는 게 제일 좋아 왜? 새벽에 춤추는 사람처럼 보이죠?그럼 안목이 있네요.

그래서 낮 공연은 드물고 밤 공연이 많나 싶어서 더 음악에 취할 수 있으니까.

새벽은 솔직해져 무의식이 나타나 햇빛에 가려진 그림자를 바로 보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잠을 잘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 사람은 많은 별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어.저건 다 위성이야.

별을 보면서 위성이라고 말하는 순간 깨달으면 달라.아니, 지난번에도 ‘오 그렇구나.구별을 어떻게 해?라고 되물었다.자세히 보면 빙글빙글 도는 게 보여.

그때는 또 시력이 좋아서 뭐든지 선명하게 봤다. 정말 빙글빙글 돌면서 반짝이는 몇 개가, 아니 대부분이 아니 모든 별이 아니 별인 줄 알았던 위성이 보였다.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그 사람과 같은 시선을 갖고 싶은 욕심이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억울하다.

그 사람은 그렇게 변해갔다.

처음에는 그래.어느 공원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니 나도 벌떡 누워 그 사람의 팔을 배처럼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말했다 이렇게 같이 자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한 사람이 별 보고 인공위성이라고 했을 때 나는 왜 몰랐는지 그것이 그 사람의 본성임을. 불행하게도 그 사람 본인조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때 서로를 사랑하지 않았는지도 몰라. 그냥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면 그게 사랑이니까 비록 다시 꺼내고 싶지 않지만, 한번쯤 만나고 싶은 사랑이지만.

미련하게도 어쩔 수 없다.내 미련을 품는 건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해야 해.그래서 나는 미련조차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 사람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낭만이라고 불리던 시간을 떠올리면 가슴 아픈 데 미련이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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