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꽤 아랫배가 꺼칠꺼칠하게 나오기 시작했고, 17주 정도가 되면 누워서 잠을 자면 무게인지 불편함이 슬슬 느껴져 자꾸 옆으로 잠을 자게 된다.만삭까지의 시뮬레이션을 보면 16주 정도는 이제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정도였는데 만삭에는 정말 허리가 아파서 숨이 찰 것 같다. 지금도 속이 더부룩하고 위산이 역류하는 증상이 가끔 나타나고 있다.
궁금해서 요즘 잘 하고 있는 미래 2세 필터도 해봤다.사실 약간 중화권 감성이 아닐까 믿지 않는 편이었지만 주변에 이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언니들이 생각보다 과학적이라고 고증해 주었기 때문에 현혹되고 말았다. 비교해 보니 아들이 앱 속 딸의 얼굴과 많이 닮았다는 말에 너무 신기했다.어플상의 얼굴은 남편의 어릴적 사진과 비슷하기도 하고. 일단 재미삼아 보는걸로 봐☺ 一応
17주 2차 기형아 검사 2022.01.26
초음파 전 필수품
처음에 한 달 뒤에 병원에 오라고 했을 때는 적응이 안 돼서 어떻게 한 달을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나름 적응이 된 것 같다. 임신극 초기에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일 때는 정말 시간이 가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꽤 시간 흐름에 탄력이 붙은 듯 차근차근 흘러가는 기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좀 무겁고 다리가 긴 아기의 오공배를 볼 때마다 날씬하다고 생각했던 대로 복부 주위는 조금 넓은 편이라고. 사실 태아 때는 수시로 자라고 변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잘 자란다고 생각하고 뭔가 수치로 기록해 보면 뿌듯해진다.
자궁경부 길이와 양수 양은 괜찮은지 묻더니 왜 벌써 그런 게 신경 쓰이느냐고 혼이 난 (눈물) 봉 선생님은 친정아버지 같아 온화하지만 다들 좋다고 해 걱정병 말기 환자인 제게는 너무 긍정만 해도 병을 유발하는 부분이 있다.양씨는 괜찮고, 경부 길이는 다음 방문 때 측정할 테니 걱정 없이 지내라고 했고,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고 가라고 해 기형아 검사 채혈 전 주사를 맞았다.
니프티나 다른 추가 검사도 안내만 받고 전혀 권하지 않아 이번에도 시퀀셜 검사 채혈만 있었는데 제가 따로 알아보고 취약X증후군 검사를 같이 받고 싶다고 해서 같이 받기로 했다.사실 필수도 아니고 집안에 관련 가족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검사비가 비싸지 않아(H큐브는 10만원 정도였던 것 같다. 보통 8만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임신 중에 한 번만 받아두면 다음 임신에는 재검사가 필요 없다는 것, 그리고 아들의 경우 발현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해서 검사 겸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정말 말 그대로 어머니의 선택 같은 검사다.다른 기형아 선별, 확진 검사와 달리 고위험군이나 유전자 결실을 확진받더라도 달리 할 수 있는 처치는 없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만약 아기에게 무슨 문제가 있으면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기로 했다.
컨디션 회복 기념으로 오랜만에 스콘베이킹.뭔가 오랜만에 만들면 더 투박한 느낌인데 스콘은 투박한 느낌이 매력이라고 혼자 생각해봤다.16주가 되면서 주변에도 슬슬 임밍아웃을 하게 됐는데 너무 좋아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남편 직장에 흑임깨와 생크림스콘을 보냈다.
오랜만에 몇 시간 구웠다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배와 가슴에 한두 개씩이지만 작은 수포가 올라와 깜짝. 임신하고 나서 지쳐 컨디션이 떨어지면 한두 개가 생겨 며칠 간 가려워 사라졌지만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오랜만에 만들었더니 더 주먹밥처럼 됐지. 그래도 맛있었다는
병원을 다녀온 뒤 이틀 만에 2차 기형아 검사 결과가 바로 문자로 왔다. 설연휴까지 겹쳐서 오래걸릴줄 알았는데 엄청 빨리 결과가 나왔어!
항상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해 남편에게 기형아 검사 고위험군이 나올 경우 양수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남편은 어느 정도 주 수만 지나면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받아야 할 검사가 많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하지만 선별검사를 통과하더라도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안심할 수 없고, 태어나서도 자라면서 부모가 지켜봐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사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걱정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검사 결과는 무사히 저위험군으로 나왔으니 정말 감사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다음 주 취약X증후군 결과만 큰 문제가 없다면 큰 산을 또 하나 넘은 기분이 아닐까. 부디 건강하게 자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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