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콜비 코빙턴 선수를 처음 본 것은 2017년 김동현 선수와의 경기였다. 아마 한국 팬 대부분이 코빙턴을 김동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당시 웰터급 랭킹 15위에도 들지 못했던 무명에 가까운 코빙턴은 랭킹 7위 김동현을 전방위로 압도해 한국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어쨌든 코빙턴은 이 경기부터 격투기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그리고 4년간…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코빙턴이 만들어져 왔다. 코빙턴은 어느 순간 악역을 자처하며 온갖 쓰레기 발언을 쏟아내 화제를 모았다. 그래서 안티들이 많고 증오 차원에서 코빙턴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지금 나는 콜비 코빙턴, 나아가 UFC 선수들이 노이즈 마케팅, 트래쉬톡을 하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코빙턴 팬이기 때문에 조금 편향되어 그를 옹호할 수밖에 없다.
내가 레슬링, 주짓수를 수련했기 때문에 글래플러 스타일의 선수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김동현과의 경기에서 팬이 되었다. 나도 코빙턴의 발언, 행동 중 선을 넘었고 숨길 수 없는 것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근데 한번 팬심이 생기고 편애가 돼.

악역으로 돌아서 오늘에 이른 콜비 코빙턴
하지만 코빙턴은 확실히 김동현과의 경기 때는 예의 바른 선수였다. 김동현 선수와의 경기는 물론 그 전 다른 경기에서도 시작 전후로 상대와 예의를 지켰다. 인터뷰도 매너가 있었다.(처음부터 도발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데미안 마이어전을 앞두고 달라지기 시작했다.
↑ 코빙턴이 흑화된 이유
사실 예전부터 재미없는 경기 스타일 때문에 연승하고도 톱 랭커와 뛰지 못한 코빙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랭킹 3위 데미안 마이어를 이기더라도 쫓겨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악역 콘셉트’를 장착하고 트러쉬 토크를 쏟아냈다.
그리하여 지금의 코빙턴이 시작된 것이다. 실력은 원래 진흙투성이였다. 코빙턴은 김동현과 경기가 끝난 뒤 김동현이 강했다. 한국 팬들은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이 승리가 나의 가장 큰 승리가 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며 그 말을 지켰다.
현재 코빙턴은 웰터급에서 챔피언 우스만에 이은 2인자, 우스만의 유일한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다. 설령 두 번 다 졌다고 해도 접전이었고 우스만에게 가장 큰 시련을 줬고 우스만이 반칙을 해서 궁금한 부분도 있었다.
제갈공명을 만난 주유(?)처럼 코빙턴이 우스만이라는 벽을 만나 챔피언이 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카말 우스만이 현재 GOAT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스만이 올라갈수록 코빙턴도 평가가 상승할 것이다. (물론 앞으로의 코빙턴의 행보도 중요하고)
사실 코빙턴은 먼저 챔피언 벨트를 감았어야 했다. 가장 1위 도전자였지만 당시 챔프 타이론 우드리가 여러 차례 코빙턴과 경기를 피했다. 또 UFC에서도 코빙턴이 불만이었는지 별다른 이유 없이 잠정 챔피언을 박탈했고 결국 우스만이 우드리에게 벨트를 빼앗은 것이다. 결국 코빙턴은 우드리를 이겼지만..그것은 이미 챔피언에서 내려온 우드리였다.

트러쉬 토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어쨌든 종합격투기 팬이라면 아시겠지만 코빙턴이 선을 넘는 것은 인정한다. 그가 상대방을 도발하는 것을 보면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인신공격이 너무 많다. 심지어 가족을 만지기도 한다. 이는 저급한 행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트레쉬토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코빙턴의 수입을 보자. 여러분들이 코빙턴 입장이면 안 되나? 특히 이번 코빙턴 우스만 2차전이 열린 UFC 268은 PPV 70만장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복싱 스타 카넬로 알바레스의 경기가 같은 시간에 열린 것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하다.
종합격투기라는 종목은 격투 실력이 당연히 1위지만 이것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 어렵다. 격투기는 그저 순수하게 운동능력을 겨루는 스포츠 외에도 엔터테인먼트(오락) 요소가 있다. 쇼맨십과 컨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UFC도 당연히 관중의 흥행을 이끌어내고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 정의롭게 최강자를 가리는 데 중점을 둔 자선무술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UFC가 선수들의 대전료를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불공정하게 선수를 대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심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어쨌든 이 냉혹한 환경에서 mma 선수들은 을이다. 스포츠 자영업(?)에 가깝기 때문에 자기 홍보를 해야 한다. 왜 콜비 코빙턴을 비롯해 코너 맥그리거 등 수많은 격투기 선수들이 악열을 자처하는지 구조적으로 봐야 한다.
코너 맥그리거… 복수의 검을 휘둘렀지만 더스틴 포일리에와의 3차전에서도 비참하게 패배. 발목까지…blog.naver.com
자기가 싫든 좋든 경기를 사주면 돼.
트러쉬 토크, 악역 콘셉트는 물론 어느 정도 성격과 맞아야 한다. 다른 예능,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돈이 들어도 자신의 성격과 180도 다른 것을 연기 전문가가 아니면 그렇게 쉽게 해낼 수 없다. 해도 자연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콜비 코빙턴이 실제 성격도 좋지 않은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 맥그리( グリー や マクー)나 론다로우( ロウ 、 ジョーンズ ジョンー ロンダ), 존 존스는 말할 것도 없다. 코빙턴도 사생활 소문이 조금씩 있어. 몇 가지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강력범죄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개인적으로는 선수의 성격과 사생활에 그렇게 과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선을 넘는다는 것은 유감이다. 코빙턴은 인터뷰에서 인종 종교를 건드리지 않는다. 선을 지키려고 한다고 했지만 가족이나 인신공격은 굳이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나도 팬이지만 ‘이건 아니야…’너무 저급하다’고 느껴져.
하지만 조금 옹호해 보면 사실 선을 지키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다. 사람이 뭔가를 하다 보면 선을 넘을 때가 있다. 선을 지키는 데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 움츠러들 수 있고, 자신의 실수에 일일이 사과하거나 오히려 사람들은 흥미를 잃는다. 그러면 캐릭터, 콘셉트 결국은 수입이 위협받게 된다. 모두의 윤리 관념에 일일이 맞출 수도 없는 일이며 결국 뻔뻔해야 한다.
가장 마초하고 거칠고 한순간의 대응이 중요한 격투기로 어떻게 일일이 선을 지킬 수 있을까. 코빙턴은 말했다. 내가 맞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내가 좋든 싫든 내 경기를 보게 하는 게 오히려 내 바람이다. 격투기 선수들 입장에서는 선을 지키기보다 오히려 계속 논란이 되고 이렇게 욕을 먹는 게 흥행을 끄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매너 있고 스포츠맨십을 지키는 무도가 같은 선수들을 보면 훈훈하다. 근데 그 이상의 매력이 있을까? 물론 표도르, gsp처럼 악역은 아니지만 인기 있는 선수도 있다. 이들 선수는 이런 선역악역을 떠나 관중을 장악하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이다. 근데 그걸 누구나 갖출 수 있어?
마찬가지로 무조건 비호감, 악역을 한다고 해서 인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악역 캐릭터다. 그리고 악역 캐릭터도 종류가 다양하다. 코빙턴은 그중에서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컨셉을 선택했을 뿐이다.
거친 선수들을 욕하는 격투기 팬들도 이런 선수들을 칭찬해 멋지다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것이다. 악역 선수들을 욕하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관심이 많아 이들에게 수입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걸 알아야 해.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나를 욕하든 칭찬하든 그게 뭐가 중요한가. 결국 남는 것은 통장 잔액일 뿐이다.
우스만은 대인배적인 성격도 있지만 코빙턴 컨셉트의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코빙턴에게 가장 공격받은 상대이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것 같다. 의외로 귀엽게 보는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이런 여유가 2차전에서 우스만의 승리에 영향을 준 것 같아.
엔터테인먼트의 생리는 이런 것이다
코빙턴을 좋아하고 옹호하는 팬들은 코빙턴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게 어느 정도 콘셉트이고 의외로 매너 있는 모습도 있기 때문일 것 같다. 얄밉지만 한편으로는 친타 같은 인간적인 모습도 정을 준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에는 별로였지만 점점 말솜씨도 좋아졌다.
존스는 의외로 인기가 없는데. 너무 진지하고 재미없는 압도적인 모습, 밖에서도 큰 사고를 일으킨다. (악역이 컨셉이 아니라 진짜;)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반면 맥그리거는 생각보다 그냥 막말이지 특별히 입담이 재치있고 좋은 것도 아니다. 다만 맥그리거의 경기 스타일, 자신감과 실제 이뤄낸 업적, 아일랜드 버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같은 악역도 다양한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그렇게 선을 넘지 않고 악역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선수가 론다 로지로 보는데 모두가 론다 로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 그리고 론다로지조차 싫어하고 저주하는 사람이 많다.
코빙턴 인터뷰를 보면 의외로 똑똑한 부분이 많다. 자신이 악역 콘셉트를 시작한 이유, 격투기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그저 이 바닥의 생리를 알고 살아남기 위해 해나간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코빙턴이 욕을 먹을 때가 많다는 것도 인정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그렇지만 지나치게 몰입해서 내 적인 것처럼 저주하고 악질이라는 것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어. 물론 연예계에서도 스포츠계에서도 논란·이슈가 된다는 것, 핫하게 뜨거워지는 것, 악플도 결국은 관심으로 흥행이라는 점에서 필요하다.
다만 누군가를 미워하고 저주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삶에서도 결국 불행해진다고 믿는다. 사실 그 대상이 정말 틀리든 아니든. 좋은 점을 보려고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데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