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게 했어? (BBC 뉴스, 23 Oct. 2012) 수학이 어떻게 우주선의 태양계 밖 여행을

보이저1이 우주공간을 날아가는 상상도(NASA)

BBC Science News 23 October 2012

크리스마스에 발사된 James Webb 우주 망원경이 3일 후에 목적지인 라그랑주 포인트 2에 도착합니다. 이를 뉴스로 보도한 BBC방송은 아래 내용을 관련 기사로 게재하여 여기에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2012년에 집필되었기 때문에, 여기에 소개된 일부 데이터는 현재에 맞게 수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투고자 주)

수학이 어떻게 우주선을 태양계 밖으로 여행할 수 있게 했는가? (The maths that made Voyager possible, 과학명언)

https://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20033940

1942년 1월 3일 V2로켓이 독일 북부 해안의 하늘 높이 솟아오른 뒤 발트 해에 추락했는데 이는 인간이 만든 물체가 처음으로 100km 상공의 우주경계(Karmanline)에 도달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70여 년 만에 인간은 쌍둥이 우주선인 보이저 I와 (Voyager I) 보이저 II를 태양계 경계 밖의 우주로 내보냈다. 발사된 지 45년째인 보이저는 약 230억 km 거리를 날아 태양풍의 영향을 떠난 은하 속으로 날아다니며 아직도 지구 기지국과 통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성과가 지금은 쉬워 보일지 몰라도 실제 인공물체를 태양계 밖으로 내보내기까지는 우주시대를 처음 연 지 20년이 걸렸다. 1957년 최초의 우주선인 스푸트니크가 지구 궤도를 선회한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선을 점점 더 먼 세계의 달로, 금성 그리고 화성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화성을 넘어서는 데는 한 가지 중요한 제한적 요소가 있었다. 즉, 우주선을 행성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태양의 중력으로부터 탈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터무니없이 큰 로켓이 필요하다. 설사 그런 로켓이 있더라도 40억 km 이상 떨어진 해왕성까지는 3040년이 걸린다. 보이저를 발사할 당시만 해도 NASA는 로켓의 가동 수명을 불과 수개월 이상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성 토성 해왕성 등 외행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렇게 불가능해 보였던 우주탐험이 1961년 UCLA 수학과에 있는 한 대학원생이 이르게 됐다.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인턴으로 취업한 마이클 미노비치(Michael Minovitch)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연산속도가 빨랐던 IBM 7090 컴퓨터를 이용하여 천체역학에서 가장 풀기 어려웠던 이른바 “3체 문제”(three body problem: 3개의 천체가 중력에 의해 변화하는 위치와 관계된다. 여기서 3구는 태양과 하나의 행성, 그리고 소행성 또는 혜성과 같은 제3의 천체로 미노비치는 태양과 행성의 중력이 제3의 천체의 위치와 속도에 미칠 영향을 수학적으로 예측해 보기로 했다.

혜성이 내행성계를 지나 태양을 향하는 궤적이 기록되기 시작한 이후 뉴턴을 비롯한 많은 천문학자들은 3체 문제로 혜성의 위치를 예측하려 애썼지만 문제는 풀리지 않았다. 미노비치는 IBM 7090 컴퓨터를 이용한 반복 계산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어보기로 했다. 1961년 여름 그는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틈틈이 3체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일련의 방정식을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 코딩 작업을 마치고 행성궤도 데이터를 그의 모델에 입력해 계산을 반복한 결과 그해 가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수 있었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노비치는 JPL 상사로부터 행성 관측 위치 데이터를 넘겨받아 계산 예측과 비교해 본 결과 그의 모델이 잘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는 우주선 추진 분야에 획기적인 공헌을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노비치는 우주선이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에 접근하면 행성의 궤도 속도의 일부를 얻어 가속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우주선의 연료를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은 채 우주선이 가속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이들은 미노비치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컴퓨터 사용시간을 제한받은 미노비치는 그의 발견을 NASA에 입증하기 위해 외행성계로 비행하는 우주선의 예측궤적을 수작업으로 실시했는데 이 중에는 나중에 보이저가 날게 될 아주 특별한 비행궤적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1962년 당시 JPL은 아폴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정신이 팔려 아무도 미노비치의 획기적인 발견에 주목하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또 다른 인턴 게리 프랜드로도 3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있던 프란드로는 우주선을 외행성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로 날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965년 여름 프랜드에서는 우주선에 우주선을 보내기 위해 3구 문제의 태양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앞으로 수년간 외행성의 위치를 그래프로 그려본 결과 1970년대 말이 되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모두 태양계 한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우주선이 1977년 지구를 출발하면 12개월 안에 이 네 행성 모두를 지나갈 수 있으며, 이러한 기회는 176년 후에 다시 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끈질긴 설득과 이를 조사한 고위직의 개입에 따라 NASA는 결국 미노비치의 이론과 페르난도의 행성 그랜드투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곧 쌍둥이 우주선 보이저II와 보이저II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보이저가 해왕성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어두운 우주공간 수십억 km를 고장 없이 날아야 했다. 우주선이 목성의 자기권(Magnetosphere)을 통과하는 동안에는 방사능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전자장비를 보호해야 했고 지구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할 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요구됐다. 이 프로젝트에 충분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지만 NASA 기술자들은 보이저의 안테나가 토성을 지나더라도 수십 년간 지구로 향할 수 있도록 방향조절용 추진제를 충분히 탑재하고 최소 2020년까지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태양계 밖에서 우주 실험을 할 수 있는 장비도 탑재했다. 보이저II와 보이저II가 지구를 출발한 1977년에는 이 같은 실험이 가능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2022년 현재도 우주선은 꿋꿋하게 순항하며 희미하게나마 신호를 지구로 보내오고 있다.

JPL에는 1960년대 초 항공 우주 분야의 선구적 사상으로 큰 업적을 남긴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Theodore von Karman을 기리는 강의실이 있는데 이곳에 보이저 우주선의 모델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 이 위대한 장치는 von Karman의 우주여행 꿈을 싣고 어둡고 차가운 태양계 밖으로 당당하게 날아가고 있다.

(보이저에게는 칼 세이건 교수의 주관으로 인류의 음성과 모습을 비춰 언젠가 마주칠지 모르는 외계 생명체가 우리를 알아보기를 희망합니다.) 게시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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