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 20 – 38
반쪽 이야기 The Half of It, 2020
감독 앨리스 우 출연 레어 루이스, 다니엘 디머, 알렉시스 라미아, 캐서린 커틴 The Half of It, 2020/104분 * 관람일 2020.05.02
5월 1일 네트플릭스의 공개작 ‘반쪽 이야기’의 이유 없이 재생을 통해 홀리처럼 플라톤의 ‘향연’ 이야기와 엘리추의 내레이션에 빠져들었다. 헤드윅을 사랑하는 팬이고 The origin of love는 넘버중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축가로 듣고 싶었던 곡이라서 (결국 듣지 못했지만^^)영화 오프닝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향연 이야기는 글로 읽으면 이처럼 가슴에 울리지 않고 짧은 단락이지만 언제 들어도 슬프고 아름답고 번호판이 자동 재생되는 것 같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인기척이 없는 동양인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편지를 부탁받는 전개에.. 아 편지를 쓰다가 정이 많이들어서 결국 여주인공과 미식축구선수 남자주인공과 해피엔딩 로맨스 영화였어.. 조금 실망했어.
하지만 이 영화는 엘리추가 강조했듯이 러브스토리가 아니에요. 끝까지 보시길 추천합니다.
지구 어딘가에 있는 나의 완벽 반. 그 절반을 찾기는 결코 쉽지 않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본다는데 다 자기 반쪽을 만나는 건 아니다.
영화 ‘반쪽 이야기’ 사랑이 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17세 소녀 엘리 추. 학교 내 중국인 소녀는 그녀뿐일까, 중국인, 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슉.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를 둔 추는 선생님의 명문대 진학에 능한 똑똑한 학생으로 돈을 받아 친구들의 과제를 돕는다. 어느 날 엘리는 폴에게 에스터에게 보낼 러브레터 대필을 부탁받고, 전기세를 낼 여유가 없는 그녀는 폴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난생 처음 쓰는 러브레터에 망설이다가 아버지와 함께 본 흑백 명화의 명대사를 써 보내지만 에스더에게 쉽게 들키고 만다. 뜻밖의 승부욕이 발동한 엘리는 에스더와 편지와 메신저를 계속하면서 서로는 왠지 모르게 공감하게 된다.반면 무뚝뚝한 줄만 알았던 엘리와 서서히 가까워진 폴은 자신이 에스더 대신 엘리를 좋아하고, 에스더는 잘나가는 남자 친구 쿠리그와의 관계에 대해 혼란을 느낀다.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면서도 에스터의 외로움을 알아버린 엘리.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
☆★ 본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관계를 보고 뭐야? 동성애 얘기야? 실망하는 사람도 있겠지
에스터??그동안 점잔 빼던 과거를 직접 사과하러 온 엘리는 에스터가 마음에도 없는 리그와 약혼하면서 부모가 원하는 올바른 여성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미대에 진학하기를 응원하며 키스를 나눈다. 엘리츄를 향한 마음을 에스터로 한 것일까.
폴 ? ?
장학금이 아니라 마음속의 자신이 가고 싶었던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폴의 배웅을 받으며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스쿼해미시 열차에 오른다. 여자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기차를 따라 열심히 달리는 남자.. 엘리와 폴이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오버랩된다. 기차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폴은 여자가 슬퍼 보인다고 말한다. 여자도 바보야. 그러나 폴은 떠나는 엘리를 따라 달리고, 그 폴을 보며 울보를 놀리던 엘리는 눈물을 흘린다. 둘의 이별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을까.
완벽한 나의 절반=17세의 세 친구는 한 걸음 성장했을 뿐이다. 관계에 서툴고 어려웠던 이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개인적인 얘기를 꺼내 비밀을 공유하고 놀림을 받는 친구 대신 화를 내기도 하며, 술 취한 친구를 돕기도 한다. 흔히 남녀 간 우정은 없다고 하지만 사랑과 우정을 논하기에는 그들은 아직 학생일 뿐이다. 어리다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 대해 배우는 단계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서로 찾던 반은 누구였을까. 엘리는 완벽한 적을 찾기보다 노력하는 것이 사랑임을 깨닫는다.
사랑이란 완전함에 대한 추구와 갈망에서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사랑은 언제나 자신을 속이기 시작하고 남을 속이는 것으로 끝난다 이를 연애라고 부르는 것으로 끝난다.
사랑에 대한 정의, 명언은 무수히 많다. 우리 모두는 그 중에서도 자신과 가장 닮았다는 데 공감한다. 사랑은 완벽한 정의도 없고 단정할 수 있는 완벽한 존재도 없다.
관계.. 친구! ??
문득 생각하면 그들 곁에는 ‘친구’로 보이는 친구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정신없는 대가족의 넷째이자 인기 있는 풋볼 선수도 아니었고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언제나 혼자처럼 보였고 완벽한 외톨이 아이들이었다. 서로 친구가 필요했던 세 명
어딘지 모르게 공통점을 느낀 엘리와 에스더가 완벽한 서로의 반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는 그 마음이 딱 맞는 반이 되기 위해 합치는 마음이 사랑임을 배우는 순간이기도 했다. 둘은 반쪽이라기보다는 소울메이트 같았다.
그래서 사랑의 막대기는 어떻게 정리가 되지?학생으로 어른이 되는 그 혼란스러운 순간 내 감정을 분명히 알 사람이 몇이나 될까.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하이틴 영화가 아닌 반쪽 이야기. 어쩌면 그 반쪽은 어딘가에 있을 반쪽이 아니라 반쪽을 추구하는 성장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얘기로 나도 지금의 파트너와의 첫 만남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나와 공통점은 하나도 없어 보이는 남자로, 1년 정도 남자친구가 없었던 나에게 불쑥 들어온 남자도 아니었지만 맞지 않는다던 사람과 싸우고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고 서로 맞춘 것으로 완전히 친해졌다. 물론 나를 잃지 않고. 엇갈릴 수도 있었던 사이가 인연이 될 때까지 노력.. 운명을 믿는 나로서는 노력하는 마음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극중 여주인공이 공 감독의 이름과 비슷해서인지 감독의 과거를 투영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에 그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보는 내내 외로웠고, 행복했고, 모두를 응원하게 되었다. 특히 엘리추 역의 레어 루이스의 앳된 얼굴(서영희 배우와 닮았다), 약간 쉰 듯한 매력 있는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리고… 요구르트가 생각보다 핫하네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서도 만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