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현실 인정 시간까지 걸린 시간 5일 현대가 몰려들기 시작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으로 어디에도 갈 수 없다는 게 더 답답해졌다.
계속 듣고 다시 들을게.왜?왜?나한테왜?아니고대체왜?
눈물은 나고 도깨비에게 홀린 것 같았던 조금 전 의사의 전화가 내가 들은 말이 맞는지 의심되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때 내가 그랬던 가족 중에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내가 처음이다.가족력이 가장 중요한 질병에서 저는 제외됐다는 믿음이 컸던 것 같다.주말 내내 흐뭇한 기분으로 지낸 내가 인정받지 못하니 남편에게도 할 말이 없던 가족들은 내가 코로나로 아파서 하루종일 누워있는 줄 알았고, 나는 코로나로 괜찮냐고 묻는 카카오톡에 괜찮다고 말하는 게 신기했다.코로나19는 이미 잃어버린 병이 됐다.
주말 내내 의사의 말이 꿈처럼 느껴졌던 아무런 증거도 없이 목소리는 지나쳐 꿈을 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이어지기도 하고, 울고 자고 네이버에 갑상선 포럼 카페를 찾아가 글을 읽고 또 읽고 또 운다.무한 리피트 속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날이 왔다
5. 내가 갑상선암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한 의사를 만났다.의사는 이상하게도 전화로 한 말을 똑같이 반복했다.환자는 갑상선 유두암입니다.이후 삐졌던 부분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갑상선암 중 유두암이 가장 일반적인 암이며, 가장 예후가 좋은 암이라는 점과 세침검사에서 두 결절 모두 악성 종양이라는 점과 여러 개의 연결해 주는 병원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곳과 갑상선암은 항암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암이라는 점과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의사를 만나고 나서 간호사가 진료의뢰서. 병리학 검사서 슬라이드를 주면서 슬라이드는 유리니까 조심해서 다루고,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고 주의하던 중 진료의뢰서에 적힌 캔서가 눈에 들어온다.내가 현실을 인정하는 계기는 100가지 말보다 하나였다
학창시절 외운 영어단어 독해 문제에 나온 영어단어를 내 진료의뢰서에서 보게 된 것이다.
한국인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들을 때는 그런 것 같아.생각보다 많구나 싶었는데 그중 한 명에 들어가게 돼 슬프고 갑상선암이 착하다고 하지만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파장과 충격은 결코 부드럽지 않다는 것이다.
인정했지만 수시로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다. 매번 지나가는 길목도 아이의 얼굴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현실에서 자꾸 분리되는 느낌이 들고 한번 우울해지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당신이 겪는 그 과정을 나도 누구나 경험했고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나가는 과정이니까 자책하지 말라고 최악의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서다.그래서 더욱 인생의 소중함을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
울고 싶을 때 울고 싶은 만큼 울고 싶은 만큼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