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투어와 함께하는 파주 적성전통시장 투어 중 최근에 가장 맛있게 밥을 먹은 레스토랑 이야기입니다.이날은 시장의 다양한 음식 대신 한우마을에서 유명한 한우로 저녁을 먹었는데 서울에 한우가 없어서 여기까지 한우를 먹으러 간 것이 아니라 이날 파주 감악산의 현수교 야경을 보려고 시간을 보내면서 전통시장의 음식이 다양할 것 같아서 이곳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한우 고깃집이 늘어서 있다.아니, 이 작은 곳에 불고기 가게가 이렇게 많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통시장이란 5, 10일에는 오일장을 말하며 이날도 장날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시장이 서는 곳은 지금 차가 늘어서 있는 곳, 장날은 차량 출입을 막고 이곳에 100여 개의 상점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서울에 있는 마트에 가면 다 있지만 시골 시장만큼 그립고 향긋한 곳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끔 장이 서는 도시에 가서 시장을 만나면 꼭 고향에 온 것 같은 평온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파주 적성전통시장이 있는 마지리, 대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이곳 군 공사를 하고 계셔서 가끔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도 했던 곳이라 그리 낯선 동네였습니다. 그때 군부대 분들이 아버지에게 만들어주신 산삼주와 더덕주는 언제까지나 우리 집에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주 적성전통시장은 2017~2018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복합문화공간 조성, 한우마을 명칭 통일, 레시피 개발 등 한우 특화시장으로 변신한 파주 최북단 전통시장, 즉 민통선 아래에서 처음 열리는 전통시장이라고 합니다. 사무실도 따로 대비해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여러분들이 고생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한우전문점, 왜냐하면 여기가 국경지역, 아니 평화지역이다 보니까 군부대가 많다 보니까 군대 간 아들들 면회 온 부모님들이 아들에게 맛있는 고기를 사주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한우거리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질 좋은 고기를 당분간 먹기 좋은 건장한 청년들에게 먹인다면 그 가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 여기는 그런 걱정을 조금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누나와 저는 파주 적성전통시장 사무실 맞은편에 있는 파주 연천축협에서 직접 운영하는 한우마을에 들어섰습니다.왼쪽은 고기를 파는 곳, 오른쪽은 상차림비를 내고 숯불에 고기를 굽는 정육식당, 여기는 거의 이런 식으로 운영하고 있죠.
한우 거리라고 해서 반드시 한우만 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마트에서 고기를 잘 먹지 않아서 g당 가격을 알려줄 일도 없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1++ 쇠고기 100당 2만원대 하는 걸 보면 여기가 확실히 저렴한 것 같아요.
양과 부위가 조금씩 다르게 포장되어 있는데 마블링이 마치 화려한 꽃처럼 피어 있는 고기 점이 꽃처럼 보입니다.
가게 사장님이 추천해 주는 안심 등심과 알로와이요를 합쳐서 약 1kg 정도 가지고 왔습니다. 차돌박이 등심보다 아로와요가 100g당 1000원 정도 비싼 것 같네요. 확실히 더 맛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고기, 굽는 숯도 좋은 것을 사용해야겠죠? 파주 연천축협 한우마을은 참숯 백탄을 사용하여 고기를 굽는데 고온에서 구운 숯 백탄은 붉어지면 화력도 좋고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다른 불판에 구운 고기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불판이 탄 후에 고기를 올려야 달라붙어요.
그 사이에 상차림이 시작됩니다. 1인당 4천원씩 받는데 2가지 김치를 포함해서 10가지 정도의 반찬이 나오고 반찬은 셀프로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숯불과 반찬을 보면 상차림 비용도 비싼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방 앞에 좋은 글귀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어요.가능하면 화내지 않고 살고 싶지만 수시로 화를 내는 상황인데, 적힌 말 그대로 ‘화내도 하루’ 주어진 하루는 같지만 웃으며 살 것인지, 화내고 살 것인지를 묻는 것인데 대답은 백 번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 아래에는 코로나 방역 지침이 걸려 있습니다. 영업 종료 시간은 8시 50분, 식사 전후에 마스크 착용, 식사 때 대화를 자제하라고 적혀 있는데 옆 테이블 사람들이 떠드는 걸 보면 겁이 납니다. 이 맛있는 고기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을 걱정해 서둘러 먹어야 하다니.
손 세정제를 가지러 카운터 근처에 가서 눈에 들어온 연예인들의 사인, 배한선, 송도순 씨도 이곳의 광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아래는 이분~~~~~~~~~~~~~~~~~~~~~~~~블부루 앞의 이야기는 “공유씨는 반드시 우리집에만 오신다.”였습니다. 우와 그게 언제죠?언제 이분과 같은 공간에서 밥을 먹어볼 수 있을까요?
상추 겉절임 김치도 1대 정도 가져다 줍니다. 이거 한 접시씩 달라고 하니까 귀찮아하는 집도 많았는데 이렇게 많이 가져다줘서 고마워요.
손바닥보다 큰 차돌박이 불판에 오르자 사진을 찍겠다고 떠들던 동작은 그만하고 그래도 이 멋진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어 이쪽을 찍고 저쪽을 찍고 난리가 났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입에 들어가는 걸 사진 찍느라 고기가 타는 줄도 모르고.
보다 못한 남편이 달려가 고기를 뒤집어줍니다. 고기 굽는 요령도 잘 가르쳐주죠. 반은 조금 웰던으로 구부린 것 같습니다만, 반은 제대로 구우자고 해서 불명확합니다. 우와 고기 위에 우물우물 솟아나는 육즙이 대단해요.가위, 가위… 대박!! 집게와 가위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데 한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기 때문에 마주 앉은 언니와 난리가 났습니다.
육개연은 갓 잡은 기름진 부위에서 만드는 건데 파주 연천축협 직영점은 고기 취급량이 많은 곳이라 그런 점에서 더 믿을 수 있는 메뉴입니다. 근데… 이렇게 많은 양을 서비스로 주셨다는 거… 이런 데서 당당하게 얘기해도 되나??
평소 육회는 잘 안 먹는데 이날은 왜 이렇게 고소하고 담백한지. 앞으로 육회만 찾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우리 고기에 집중하자. 집중되는 소리에 부지런히 가위를 사용합니다. 육즙 빵빵 터지고 부드럽게 익어가는군요.
레츠 start!! 고기를 먹는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우리는 벽에 붙은 글자처럼 식사 때도 가능하면 대화 자제라고 해서 고기만 열심히 먹었습니다. 후후후후
다음은 아로와요, 100g당 가격이 조금 비싼 것 같았는데 과연 그 가격을 말씀하셨습니다.
마블링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라고 하는데 그래도 이게 퍼져있기 때문에 고기가 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태우지 않고 레어 정도로 가볍게 구워 반으로, 그 다음에는 각자 원하는 만큼 구워 먹기로 했는데 저렇게 옆으로 세워서 익히기 전까지는 안 해도 먹는데는 문제가 없었을 텐데 저는 거의 웰던급으로 익혀서 먹기 때문에 측면도 살짝 익혀서 먹었어요.
젓가락을 많이 썼어요. 소금에 절여서 얕은 물에 싸서 깻잎 절임에 싸서 등 다양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고기를 저렇게 먹어보니 아들을 면회 와서 무조건 좋은 걸 먹이자고 한우시장이 이렇게 커졌을까. 의문입니다. 그보다 고기의 품질과 가격 면에서 ‘다른 걸 먹이기보다 오히려 한우’라는 생각에 시장이 이렇게 커진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가성비 좋게 먹었다는 거죠.
평일 초저녁인데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예요. 이 사람들도 배우 공유 씨가 단골 정육식당이라고 해서 갑자기 등장할까 봐 와서 기다리는 건가요? 아니면 9시에 영업을 마감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먹고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인가요?
고기를 이렇게 먹어도 탄수화물로 마무리해야 밥을 제대로 먹은 것 같은 저, 시대가 지난 만큼 된장찌개는 따로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두 가지를 시켰습니다. 이상하게 특별한 걸 넣지 않은 것 같은데 집에서 해먹는 된장찌개보다 너무 맛있지 않나요? 집에서 먹는 된장이 제일 맛있었어야 되는데
그렇다고 고기가 듬뿍 들어간 것도 아닌데 어쨌든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잔치국수도 먹고 싶었지만 도저히 넣을 곳이 없어서 국수는 다음에 오면 먹어 보기로 하고 반공기로 나눈 밥을 된장에 말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먹고 왔네요.
파주시 적성전통시장 사무실 벽면에는 소박하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코로나로 지친 우리 모두에게 잠시 위로의 시간을 갖게 하네요. 여기도 군인들이 외출도 가족들이 면회도 못 나가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어렵겠지만 이런 작은 행사들이 그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 이곳을 찾아주신 분들을 위해 파주 적성전통시장에서 마련한 적성 한마음 불축제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12월 11일~19일까지 상인회에 가입한 매장에서 2만원 이상 사용한 영수증으로 응모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켜지네요. 이 거리가 저 빛처럼 활기가 생겨야 하는데 하루빨리 이 위험 시기를 종식시키고 모두가 활개를 치는 시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맛있고 저렴한 두풀한우를 먹는 한우거리, 이곳은 적성전통시장입니다.
그런데 우리 영수증에 무슨 행운이 따라올까? 사장님, 기운을 불어넣어 주세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가마솥리 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