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가 빼앗긴 금메달, 그리고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재발한 도핑 스캔들. 마약을 끊기 어렵듯 러시아는 도핑을 멈출 수 없는 것 같다. 그 이유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넥플릭스에서 방영 중이다.
OTT 채널 넥플릭스에서 방송 중인 <이카로스>(ICARUS)는 2017년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브라이언 포겔. 감독은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 작가, 극작가, 그리고 인권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도핑’ 즉 스포츠 경기에서 사용되는 약물 사용을 다루고 있다. 제33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브라이언 포겔은 중학생 때부터 자전거에 관심을 가져 어른이 되어서도 꾸준히 아마추어 자전거 대회에 나설 정도로 마니아에 속한다. 그러다 500회가 넘는 약물 검사에서도 적발되지 않은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암스트롱은 도핑 검사가 아닌 동료들의 고발로 적발됐다. 포겔은 안티도핑 시스템의 허점이 크다고 생각해 본인이 직접 약물 검사 시스템을 검증할 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
검증은 매우 엄격한 방법을 택했다. 본인이 직접 세계 최고 난이도 대회로 꼽는 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한 것이다. 첫 참가에서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두 번째 참가 때 약물을 사용해 달린 뒤 본인이 검사로 걸리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만약 도핑검사에서 적발되지 않으면 이 사실을 다큐멘터리로 공개해 도핑시스템을 제대로 비판하겠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2차 대회 참가에 앞서 모스크바 안티도핑센터 연구소장과 리 로드첸코프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주입했다. 연구소장의 말대로 훈련 때부터 효과를 실감했다. 하지만 약물 주사를 투약한 뒤 다리에 멍이 들고 피가 나는 등 부작용도 심했다. 하지만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통을 참고 대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원래 목적대로 대성공. 경기 능력은 확실히 향상되어 10권 안에 드는 성적을 기록했다. 검사는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성공한 후 제작 방향이 조금 바뀌게 된다.
자신에게 약물 주입 계획을 짜준 ‘그리고 리 연구소장은 왜 도와줬을까?’라는 질문이 생긴 것이다. 이는 당연한 질문 같지만 쉽게 넘어갈 수 없었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우선 그릴로드첸코프가 러시아 국가안티도핑연구소장이기 때문이다. 그의 일은 도핑한 선수를 적발해 공정한 경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지만 자신을 돕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처음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러시아, 올림픽 도핑 스캔들을 세계에 폭로한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는?
넷플릭스에 소개된 짧은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주연은 제작자이자 감독인 브라이언 포겔이고 주요 등장인물은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다. 그리고 리는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함과 동시에 2016년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가 차원의 도핑 프로그램을 폭로했다.
스포츠와 약물을 둘러싼 러시아의 거대한 음모.그 진상을 내부 고발한 러시아 과학자들이 푸틴 대통령 지명수배 명단 첫머리에 오른다.2018년 아카데미상 수상 충격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왼쪽이 러시아 약물 스캔들을 폭로한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오른쪽이 감독 브라이언 포겔
폭로는 자신이 참여한 도핑 프로그램에 대한 자책이 더해진 양심선언과 같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수십 명에 이르는 러시아 선수에게 제공한 금지 약물 칵테일을 개발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 인터뷰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안티도핑기구는 독립적인 조사를 거쳐 매클렐런 보고서에서 그리골리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IOC는 2016년 하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어 2020년 도쿄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국가가 아닌 선수단으로 참가하는 제재를 받고 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이후 푸틴에게 훈장까지 받은 로첸코프는 폭로 이후 러시아 정부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는다. 그리고 미국에서 증인보호 절차를 밟으며 잠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