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 되면 우리 인생이 어떻게 바뀔까요? 일단 운전하기가 편해지겠죠. 출퇴근 시간에 운전하면서 신경써야 했던 시간에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볼 수도 있겠죠. 운전으로부터의 자유롭고 여분의 시간을 할 수 있는 것이 최초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차가 꼭 저와 함께 있지 않아도 돼요. 등반 갔다가 경기대 입구에서 광교산을 올랐는데 용인 수지 쪽 코스를 타고 내려오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출발지로 가지만 자율주행이 되면 최종 목적지라고 부르면 돼요. 같은 공간에 자동차와 내가 없어도 된다는 공간으로부터의 자유가 두 번째 변화겠지요.
공간으로부터의 자유는 우리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져줍니다. 꼭 차가 우리 집에 주차되어 있지 않아도 된다면, 왜 차를 사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제가 차가 필요하면 부르면 되기 때문에 SOCAR 같은 서비스를 집 앞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이 현실화되면 차를 소유하기보다는 점유율을 높여 전체 차량 대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까전에등산의예를들어도알겠지만사실공간에서자유를얻을수있는방법은이미존재하는데요. 버스, 택시 같은 대중 교통이죠. 지금도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면 어디든 차를 부를 수 있고, 돈만 내면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어요. 다만 잡기도 힘들고, 좀처럼 오지 않는 곳도 많고, 비싼 게 단점이죠.
웨이모 홈페이지입니다.
웨이모와 구글, 그리고 국내에서 카카오가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자율주행 택시는 이런 단점을 극복해 줍니다. 부르면 아무데나 와요. 굳이 힘들게 손을 들 필요도 없어요. 오는 동안 기름값은 들지만 인건비는 들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기존 택시보다 더 싼 사용요금이 가능해질 겁니다. 부수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불편함도 줄어들 것입니다.
결국 자율주행의 대중화는 대중교통 중에서도 택시산업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많은 로봇들이 산업인력을 대체했듯이 지금은 자율주행차가 무척 비싸지만 기존 택시기사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언젠가는 역전될 날이 올 겁니다.
하지만 과연 차량 대수가 더 줄어들까요? 저는 이를 위해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이동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때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자신만의 이동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다른 소비를 줄인 대신 차를 샀어요.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의 공간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그런 사회적 의미가 변화하지 않는 한 사람들은 가끔 필요할 때 자율주행택시를 타고 공유차도 사용하지만 주차장에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내 공간이 하나쯤은 갖고 싶어 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자율주행보다 도심부의 운행제한이나 주차장 배정제한 등의 규제가 자동차 보유대수를 더 강제로 줄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공용차량이 그러한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이동 수요를 커버해 줄 것입니다. 실제 도로에서 자가용의 비율은 대폭 감소하겠지만, 전 차량의 보유대수 감소 정도는 제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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