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의 힘> – 미적분은 어디에나 있다

어렸을 때는 가장 싫어했던 학문이 수학이었다. 복잡한 각종 공식과 문제 해결 등은 왜 배워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수능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는 식의 이유로 역시 어쩔 수 없이 납득해도 싫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대학에 가서 경제 관련 공부를 하다 보니 수학과 통계가 쓸모가 많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고, 사용되는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점차 느끼게 되었다. 아마 극소수의 일부 학문을 제외하면 아마 수학의 그물 밖에서 벗어날 학문은 없지 않을까. 그 시점에야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철학 인문학처럼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 수학의 놀라운 점은 세상의 법칙을 멋지게 설명할 수 있는 여러 법칙을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이 책 <미적분의 힘> 역시 이러한 수학의 놀라움에 대해 미적분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책 소개 <미적분의 힘>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하학, 천문학, 물리학 등에서 미적분학이라는 주제에 대한 발전 과정을 시간순으로 서술한 책이다.

현대적 의미의 미적분학을 만들어낸 사람은 뉴턴, 라이프니츠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발명한 미적분학은 그 시대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끊임없이 수학자들이 고민해온 개념이 구체화된 것에 가깝다. 따라서 미적분학의 뿌리를 따라가면 제논, 아리스토텔레스 등 아주 먼 시대의 수학자들의 생각까지도 살펴보게 된다.

서문에서는 미적분에 대한 대략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미적분학이 사실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라도 고등학교~대학에 가면 미적분학을 응용하여 다양한 공부를 하게 된다. 이처럼 미적분학은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미적분학은 결국 큰 문제를 더 작은 문제로 끊임없이 나누는 것으로 극단적으로는 무한에 이르기까지 추구함으로써 해결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면적을 구하고 속도와 기울기를 요구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무한한 원리라고 부르는데 책의 표현을 빌면 무한한 원리는 다음과 같다.

*무한한 원리

연속적인 형태나 물체, 운동, 과정, 현상에 대해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한히 연속적으로 이어진 보다 단순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상상하고 부분을 분석한 후 그 결과를 합쳐서 원래의 전체를 이해하라.

이러한 미적분학에 대한 개념 소개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11장에서는 미적분 이해에 필수적인 무한 개념과 미적분학의 발전 역사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러 가지 흥미로운 내용 등이 있고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이 책에 대해 포인트를 두는 부분이 다를 텐데, 저 같은 경우는 특히 주의 깊게 읽은 부분이 실무한 & 가몽웨이, 지구 로그를 잘 쓰는 이유, 수학의 가치 등에 대한 부분 등 3가지였다.실무 한&가무한의 개념은 미적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런데 이때 우리는 실무한과 가무한을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0.333… 숫자를 볼 때 이를 이해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소수점 뒤에 3이 무한히 나열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이 숫자가 3이 무한히 있는 것의 근사치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전자는 실무한이고 후자는 가무한이다. 같은 유형의 문제로 무한한 정점을 가진 정다각형이 있다고 전제할 때 이것이 바탕이 될 수 있다면 실무한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것이고, 원래에 가깝지만 원래 자체는 할 수 없다면 가몽한의 관점을 취하는 셈이다.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싶기도 하고 실무자들이 훨씬 깨끗한 답을 제공하는 반면 후자는 큰 의미 없는 제약 조건만 붙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실무자를 뽑은 사람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위의 원의 문제에서 정다각형 원의 넓이를 구한다고 가정할 때 정다각형 변의 길이는 0이므로 0에 변의 개수인 무한을 곱한 값은 원주 길이와 같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 계산을 하면 실제 원주 길이가 2배, 3배가 돼도 그 값은 0 곱하기 무한이 된다. 이처럼 실무한을 전제로 함으로써 논리적 함정에 빠지는 것을 저자는 미적분학의 원죄라고 부른다.

그래서 오는 날의 수학에서는 굳이 모든 소수점 이하의 숫자는 0.333…의 실수 형태로 표시한다. 이처럼 소수점 이하의 숫자로 표시한다는 것은 곧 그 수가 실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가뭄의 관점을 취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적분학은 모든 수가 연속적이라고 가정함으로써 극한값을 계산하고 면적을 계산한다. 따라서 연속이라는 가정 없이는 미적분학의 모든 원리는 멈출 수밖에 없다.

지수 로그를 쓰는 이유 수학을 응용하는 과목을 공부하다 보면 e가 들어간 지수 함수와 lnx 등 자연 로그를 자주 쓴다. 고등학교 때는 로그는 당연히 log 형태인 줄 알았는데 독학으로 수학 과목을 공부하려다 보니 전자는 전혀 어떤 내용인지 몰라 처음에는 로그인도 몰랐다. 만일의 사태에 자연로그라는 것을 알게 된 뒤 생긴 의문점은 도대체 왜 자연로그를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가였다.

이러한 의문점에 대해 이 책에서는 자연 로그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계산이 편해지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한다. e^x의 증가 속도는 e^x 자체와 같다. 즉, e^x의 도함수는 e^x가 된다. 이러한 독특한 성질에 따라 지수함수는 미적분 계산을 쉽게 해주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자연로그의 지수함수가 아름답다고까지 표현한다.수학의 가치 이 책에서 군데 수학이 가진 역할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수학이라는 수단을 통해 우리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실, 즉 우리가 연구하는 대상에 내재된 사실을 발견한다. 간혹 미적분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미적분학에 넣어 미적분학에서 도로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순환논증의 속임수를 쓴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미적분을 통해 우리는 이미 내재된 사실을 이끌어내고 이것이 없었다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음을 알게 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존재한 적이 없었지만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타내기도 한다.

총평미적분학이 기초로 하고 있는 개념부터 미적분학의 주요 원리, 변천사, 미적분학의 적용 영역 등 미적분학에 대한 총체적인 개념에 대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수학적 개념에 대해 다루는 책이긴 하지만. 수학 공식 원리와 전체를 파헤치는 책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몇 가지 수학 공식을 언급 학기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녹아 있는 대략적인 개념을 후술하는 수준에서 넘으면 책을 읽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고 시도할수록 이 책은 한없이 어려운 책이 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점은 미적분학을 하나의 독립된 이론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학 물리학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총체적인 형태로 바라보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이 곧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하지만, 그는 우리가 전체 미적분학을 소비 가능한 작은 부분으로 나누는, 즉 미적분학에서 갈라진 분야에 대해 다른 이름을 붙여 소비하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인 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우리가 모든 부분이 더 큰 것의 일부임을 잊게 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따라서 그는 이 책 「미적분학의 힘」을 집필함으로써 미적분학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주고자 하였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대학에 다닐 때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 과목을 독립된 학습 주제로 받아들였을 뿐 이 과목과 저 과목이 어떤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저자가 지적한 현대적 학문 소비 방식의 폐해를 고스란히 경험한 셈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머릿속에서 기하학은 기하학이고 미적분학은 미적분학이라고 생각했다. 이 문제는 사실 미적분학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학습하는 모든 학문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아마 나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흩어져 있는 수학과 관련된 지식을 하나로 묶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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