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이란? (1)
갑상선이라는 명칭은 방패 모양을 뜻하는 ‘갑상선 연골’에서 온 것이며 갑상선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thyroid도 방패 모양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실제 갑상선은 흔히 나비 모양에 비유되지만 나비의 양 날개격인 좌우 갑상선엽을 상대적으로 좁은 협부가 연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갑상선에 결절이라 불리는 혹이 생기는 경우 그 크기와 위치에 따라 왼쪽, 오른쪽 또는 중앙에 있는 협부에 국소적으로 닿는 종괴가 생기기도 하며 만성갑상선염이나 요오드 결핍-한국에는 드물지만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비대화될 경우 목 앞쪽에 나비 모양의 경계를 갖거나 더 커져 부풀어 오른 갑상선이 닿을 수 있다. 원인에 관계없이 갑상선이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커진 것을 갑상선종 또는 영어로 ‘고이터(goiter)’라고 칭한다.
갑상선은 목 부위에 기도 앞에 있어 아담의 사과로도 알려진 갑상선 연골 아래 부근에 위치한다. 해부학적으로 주위에 있는 구조물을 떠올리면 우선 갑상선은 성대가 있는 후두와 그 아래 기관에 접해 있고 그 전방에 놓여 있다.또 일반적으로 기관 뒤쪽에 위치한 식도 역시 실제로는 기관 약간 왼쪽에서 갑상선 뒷부분과 접하고 있다.
갑상선 양 옆에는 목동맥과 정맥이 지나간다. 그 밖에 목을 지나는 중요한 신경, 갑상선 뒤에 부속품처럼 4개가 붙어 있어 부갑상선이라 불리는데, 피 속에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내분비기관도 있다. 이처럼 목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있는 중요한 기관과 인접해 있어 갑상선에 질병이 생기면 기도나 식도가 눌리거나 주위 신경이 압박돼 목이 쉬거나 음식을 삼켰을 때 이물감이 생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드물게 갑상선 림프종처럼 갑자기 커지는 종괴로 인해 머리로 올라가는 혈관이 눌릴 경우 목과 머리 부위에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얼굴이 붉어지거나 붓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갑상선암 등으로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도 후두로 가는 신경과 부갑상선 등 인접 부위의 손상이나 혈류 장애에 의한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선조직으로 선 ‘선’ 대신 한국어로 갑상선이라고도 표기한다. 여기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전신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고 우리 신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조정해 성장을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음식을 먹고 최종적으로 삶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고 세포가 성장해 우리 몸을 이루는 단백질, 지방 등을 합성하고 조절하는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에 이상이 있을 경우 우리가 흔히 갑상선기능항진증, 저하증 등으로 알고 있는 다양한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갑상선종(고이터)에 의한 증상은 종양이나 갑상선 자체의 크기가 보통 4cm 이상 상당히 큰 경우에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갑상선 초음파 등의 대중화로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갑상선 질환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갑상선 결절의 경우 1cm 이하의 작은 종괴는 숙달된 의사가 진찰하는 경우에도 잘 닿지 않는다.따라서 목이 쉬거나 목에 이물감이 있는 비특이적인 증상을 무조건 갑상선 문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세브란스헬스/신동엽 교수)